장자와 우물 안 개구리

세상 이야기 | 2008/09/26 02:40 | 김준성
새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먼저 꺼낼까 생각했습니다. 새 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가 진보신당이란 정당에 가입해 난생 처음 정치활동이라는 것을 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장자'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길지만 신영복 선생이 '장자'에 대해 쓴 글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와 해방'에 있다는 것이 장자의 주장입니다. 이른바 장자의 자유주의 철학입니다. 개인을 지도, 감독, 보호하려는 일체의 행정적 또는 이념적 규제를 '인위적 재앙'으로 파악하였습니다.

춘추전국시대는 거대한 사상적 혼란기였습니다. 사이비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횡행하는 이른바 백화제방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상은 그 시대를 조망할 수 있는 것이 못 되었음은 물론이고 겨우 패권 경쟁을 위한 정책 대안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우물을 벗어나지 못한 개구리에 지나지 않으며 여름을 넘기지 못하는 메뚜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장자의 생각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장자' 독법입니다. 2천 년을 격한 오늘의 현실 속에서 '장자'를 어떤 의미로 읽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한다면 혹시 나 자신도 우물 속에 있는 것은 아닌가를 반성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과제입니다. 과도기는 언제나 백화제방의 시대입니다.

오늘날도 예외는 아닙니다. 수많은 담론의 와중에서 우리가 골몰하고 있는 것이 결국은 패권 경쟁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 '장자' 독법의 핵심적 과제라고 생각하지요.

신영복 선생의 말씀에 따르면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이 장자에게서 처음 시작했다는군요. 장자는 춘추전국시대의 수많은 사상가들을 모두 우물 안 개구리라고 했답니다.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 이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우물 밖의 많은 벗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이 블로그를 활용하고자 합니다. 많은 벗들의 가르침을 청합니다.
2008/09/26 02:40 2008/09/26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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